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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양된 이복자매 39년만에 기적같은 만남

별고을 동재 2015. 10. 12. 17:11
39년만에 만남 신복남(오른쪽) 신은숙씨 자매. 미국에 입양된 뒤 39년만의 만남으로 같은 병원 같은 층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해왔다.

미국에 입양된 한국 출신 이복 자매가 이별 39년 만에 미국 병원 같은 층에서 일하다가 만난 기적같은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지역 신문인 새러소타 헤럴드 트리뷴은 이들 자매의 기막힌 사연을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세히 소개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신복남(46·미국 이름 홀리 호일 오브라이언)씨와 신은숙(44·미건 휴즈)씨.

이들은 새러소타 닥터스 병원 4층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다가 "한국에서 온 간호조무사가 또 있다"라는 한 환자의 말을 듣고 인사를 하고 친해진 뒤 서로 닮았다는 점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유전자(DAN) 검사를 해 지난 8월, 자매라는 검사 결과를 받아 들었다.

신복남 씨와 은숙씨는 어머니가 다른 자매들이다.

복남씨의 계모이자 은숙씨의 친모는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에 질려 어느날 이들 자매만 데리고 집을 나왔다.

이후 이들 자매의 양육마저 포기한 계모는 복남 씨와 은숙 씨를 보육원에 맡겼다.

동생 은숙 씨가 5살이던 1976년 먼저 미국 뉴욕 주 킹스턴에 있는 한 가정으로, 언니 복남 씨는 9살이던 1978년 미국 버지니아 주의 알렉산더에 있는 가정으로 각각 입양됐다.

이후 복남 씨는 동생을 찾고자 미국인 새어머니는 물론 지금은 이혼한 전 남편을 통해 은숙 씨의 행방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하지만 보육원에 이와 관련된 자료가 없어 복남 씨의 꿈을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서로 300마일(약 483㎞)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지만 꿈에도 동생이, 언니가 미국에서 살고 있는 줄은 몰랐다.

신복남 씨는 1991년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획득해 버지니아 주에서 일하다가 전 남편을 따라 2005년 새러소타로 옮겼다.

수 년간 재활 병동에서 경험을 쌓은 복남씨는 지난 1월 7일 닥터스 병원에 취직했다.

미국인 새 아버지의 병환 탓에 킹스턴에서 살다가 1981년 플로리다 주 베니스로 터전을 바꾼 은숙 씨는 2002년 간호조무사가 됐다.

여러 병원에서 일하던 은숙 씨는 닥터스 병원으로 먼저 옮긴 남성 동료의 도움으로 구직 인터뷰를 거쳐 지난 3월 1일 닥터스 병원 4층에 합류했다.

한국 출신 간호조무사가 두 명이나 새로 왔다는 소식은 환자들 사이에서 먼저 퍼졌다.

복남 씨는 한 환자에게서 "한국에서 왔다는 또 다른 간호사가 있으니 한 번 만나보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은숙 씨에게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은숙 씨의 결혼 전 성(姓)이 자신과 같은 것을 눈여겨본 복남 씨는 한국, 잃어버린 가족 등의 연결고리를 찾아 은숙 씨와 함께 점심도 먹고 공통점을 비교하며 금세 친해졌다.

잃어버린 동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복남 씨는 은숙 씨에게 DNA 테스트를 해보자고 권유했고 캐나다에서 DNA 검사 장비를 사들여 유전자를 채취한 뒤 이를 8월 초에 보냈다.

지난 8월 17일. 캐나다의 검사 기관은 복남 씨에게 둘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답변을 전자메일로 보냈다.

복남 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지느냐"며 "너무 흥분되고 기뻐서 동료 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했다.

환자를 돌보던 은숙 씨는 복남 씨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내게 언니가 있었다니. 하느님 세상에"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복남씨는 "하느님은 반드시 계신다는 강한 믿음을 갖게 됐다"면서 "뭔지는 모르지만 내가 인생에서 좋은 일은 해서 이런 기적이 온 것 같다"고 지역신문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