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시 문학★

뻥튀기로 건넨 사랑

별고을 동재 2007. 7. 2. 13:41

몇 년 전,
우리 동네에 뻥튀기 아저씨가 오셨다.
나는 말려놓았던 흰떡과 쌀을 섞어서
딸아이에게 주며 뻥튀기를 해오라고 시켰다.

큰 봉지로 두 개 쯤 튀겨서 우리 집에
함께 사는 네 가구와 나눠 먹으려 했다.
그런데 잠시 후 돌아온 딸아이의 손에는
뻥튀기한 것이 한 봉지만 들려 있었다.

"아니, 두 봉지는 넉넉히 될 줄 알았는데,
한 봉지밖에 안 되네.
아저씨가 그것밖에 안 주던?"
"엄마, 그게 아니고..."

아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털어놓았다.
뻥튀기를 두 봉지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한 할아버지가 추운 날씨에 길바닥에 앉아서
떨고 있더란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뻥튀기 봉투 하나를
할아버지께 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시더란다.

그렇게 말하는 아이의 표정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자신도 좋은 일을 했다는 생각에서인지
무척 즐거워 보였다.

요즘 아이들이 좀 이기적인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나 보다.
정작 걱정해야 할 것은
우리 어른들의 마음인 것 같다.


- 구 순 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