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시 문학★

♣ 가을에 부르고 싶은 이름 ♣

별고을 동재 2008. 10. 16. 18:17

 

 

♣ 가을에 부르고 싶은 이름 ♣


가을은 또 다른 신의 이름
가을은 신이 가지고 온 마지막 선물

풀잎 끝에 오롯이 맺힌 이슬 속에서
누군가의 순수가 어린 그림자로
꿀벌처럼 가을을 빨아 먹고 있습니다

곱게 물든 산새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여 온갖 형용사로
그림을 그리는 당신은 이 가을에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동해의 푸른 바다로 떠난
빨간 새들 갈매기와 노닐다가 역겨워
지친 날개를 퍼덕이며
가을 풍광에 서 있는 당신은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골짜기마다
산의 울음이 쏟아지는 맑은 물
시린 발 움켜쥐고
무심코 흘러가는 구름을 잡아
여기가 천국이라고 말하고픈 당신
그 이름을 부르고 싶습니다

 

신이 가지고온 마지막 선물
이 세상에 이 것 하나밖에 없다고
하늘에다 지워지지 않는 일기를 쓰는 당신은
진정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 시집 '별과 사랑과 그리움'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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