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포성주 향우★

성주 독용산

별고을 동재 2008. 11. 6. 13:46

성주 독용산
영남 최대 독용산성… 쏟아지는 은광폭포…
눈 시린 성주호엔 첩첩이 산 산 산 …

영남 최대를 자랑하는 독용산성과 깊고 깊은 계곡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경북 성주의 독용산. 성주호를 앞에 두고 촬영한 모습으로 정상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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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산은 모두 4천440개쯤 된다고 한다. 산림청이 지난 2007년말 집계해 발표한 내용이니 믿을 만하겠다. 이 중 이름이 독특한 산들이 여럿 있다. 개이빨산(345m·전북 고창)과 고루포기산(1,238m·강원 강릉)이 그렇고 억새 명산으로 유명한 경기도 가평의 민둥산(1,023m)이 그렇다. 강원 영월의 된불데기산(710m)과 경기도 이천의 도두람산(349m)도 사뭇 이색적이다. 이들 산의 특징은 산의 이름만 들어도 그 산의 생김새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름만으로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산들이 많다. 충북 영동에 우뚝 솟아 있는 민주지산(1,242m)과 백두대간 화령재 구간에서 만나는 경북 상주의 윤지미산(538m) 등이다. 특히 윤지미산은 특정 연예인의 이름을 연상시키게 하는 등 알 듯 모를 듯한 느낌을 주는 산으로 이름났다. 윤지미산이란 산꾼들에 따르면 '사서삼경' 중 '대학'에 나오는 '윤집걸중(允執乞中:세상을 두루 알아 맞춘다)'에서 따왔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하는데 근거는 확실치 않다. 아무튼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산들이 많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경북 성주의 독용산(955m·禿用山)도 그런 산 중의 하나다. 독용이라는 소리만으로도 예사롭지 않은데 대머리 독(禿)자의 뜻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민둥산이라는 뜻인지 아니면 독옹(禿翁)의 그것처럼 빛을 받아 반짝인다는 뜻인지 알쏭달쏭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이번 주 소개할 산은 바로 이 산이다. 물론 산 이름이 독특하다고만 해서 찾은 것은 아니다. 영남지방의 산성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독용산성이 있고 물소리 요란한 깊고 깊은 골짝이 있다. 특히 십 수m 높이의 절벽에서 은빛 장엄한 물줄기로 떨어지는 은광폭포는 일대 최고의 풍광이다. 폭염의 맹위가 여전한 요즈음 찾으면 금상첨화일 듯 하다.





능선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조망의 즐거움도 여간 아니다. 푸른 빛이 시린 성주호는 물론 첩첩한 산들이 신기루처럼 펼쳐진다. 특히 산이 자리한 곳은 국립공원 가야산의 북쪽지대. 구름 위로 솟아오른 가야산의 불꽃 같은 하늘금은 황홀함을 넘어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다.

물론 흠결도 있다. 그렇게 많이 알려진 산이 아니다 보니 일부 구간에서 수풀이 우거졌다. 등로가 약간 희미해진 곳도 있고 또 반팔 차림으로 진행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곳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산을 찾는 즐거움의 대가라 생각하면 그마저도 소중한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코스는 원거리 산행지임을 감안해 원점회귀형으로 꾸몄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는데 시여골 주민 이해수(60)씨의 도움이 컸다. 기존의 등로는 시여골 산등성이 너머 학산동 금봉사에서 시작한다. 이렇게 들머리를 잡을 경우 기·종점간 거리가 너무 멀어 차량을 회수하는데 가외의 수고를 곁들여야 한다.

그러나 시여골을 들머리로 잡을 경우 그런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 들머리가 마땅찮다는 점이다. 다행히 이씨의 도움으로 희미하지만 옛길로 이어지는 공동묘지 길을 찾게 돼 시여골을 기·종점으로 하는 코스 소개가 가능하게 됐다. 지면을 빌려 고마움을 전한다.

구체적 경로는 다음과 같다. 성주군 가천면 금봉리 시여골마을~마을공동묘지~옛길~주능선길~독용산성~독용산~성벽복원구간~동문~은광폭포~시여골~시여골마을입구 순. 걷는 시간만 4시간, 휴식을 포함하면 5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은 시여골 마을 다리에서 시작한다. 다리는 금봉리 903번 지방도에서 독용산성 입간판을 보고 마을쪽으로 난 길을 따라 1.7㎞쯤 들어가면 만나는 시여골 계곡 초입에 있다.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갈림길 오른쪽 길은 독용산성으로 오르는 포장 임도다. 마을은 다리 건너편 오른쪽 산자락에 몇몇 가구로 이뤄져 있다.

공동묘지로 이어지는 길은 마을 끝집 바로 아래 왼쪽에 이동통신 전신주가 보이는 농로로 연결된다. 다리에서 전신주 앞 농로까지 2분쯤 걸린다.

농로를 따라 조금 가다 오른쪽으로 약간 틀면 진행방향 왼쪽에 조그만 비닐하우스 1채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 비닐하우스와 수풀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물소리가 들리는 물길 사이에 고추밭이 보인다. 이 고추밭이 실질적인 들머리로 연결되는 포인트다. 고추밭을 봤다면 고추밭 오른쪽 두렁으로 올라가면 된다. 곧 무덤을 만나고 그 무덤 뒤로 올라가면 공동묘지 사이 오른쪽 숲속으로 옛길로 연결되는 들머리가 있다. 들머리엔 일반 산악회 리본도 달려 있어 참고가 된다.

설명이 장황하지만 공동묘지와 그 묘지 위 오른쪽(지계곡)으로 난 옛길을 찾으면 된다. 전신주 앞 농로에서 비닐하우스까지 2분, 다시 옛길 들머리까지 3분쯤 걸린다.

들머리를 찾았다면 이후 지계곡을 따라가는 뚜렷한 옛길을 따르면 된다. 오른쪽으로 가야하는 갈림길까지 2분, 지계곡의 상류인 작은 합수점까지 12분이 더 걸린다.

합수점은 물길이 합쳐지는 지점이라는 뜻도 있지만 능선이 시작되는 지점이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작은 합수점에서의 등로 역시 계곡을 버리고 지능선으로 연결된다. 다만 이곳 합수점에서는 지능선으로 바로 오르지 못하고 오른쪽으로 3m쯤 우회해 오르도록 돼 있다. 독도 주의구간이어서 리본을 많이 달아놓았다.

지능선에 올라서면 다시 뚜렷한 옛길을 만난다. 이후 이 길을 따르면 사면길을 거쳐 주능선에 올라서게 된다. 중간에 만나는 갈림길은 어디를 따르더라도 결국 주능선길과 합류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지 않아도 된다. 합수점에서 주능선까지 7분 소요.

주능선길은 기존의 등로이다 보니 말 그대로 탄탄대로다. 마루금을 따라 뚜렷한 길만 좇으면 어렵지 않게 등로를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오름길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다소 힘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왼쪽으로 간간이 보이는 가야산의 현란한 하늘금이 그 수고를 잊게해 준다. 고랭지 채소밭으로 이어지는 사면길이 있는 갈림길까지 38분, 처음으로 산성을 만나는 성터까지 7분, 고랭지 채소밭으로 이어지는 임도까지 5분, 임도와 헤어지는 갈림길까지 5분,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분기점인 삼거리 갈림길까지 20분, 정상까지 20분이 더 걸린다.

정상은 시멘트로 포장된 작은 헬기장이다. 작은 돌멩이가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으며 수림에 가려 주변 조망도 꽉 막혀있다.

산성의 동문은 정상에서 진행 방향 정면으로 급하게 내려서는 뚜렷한 길로 연결된다. 능선에서 사면길로 내려서는 동문 갈림길까지 10분, 복원된 성벽을 따라가 만나는 동문까지 8분이 더 걸린다. 맑은 날이면 성벽 왼쪽으로 푸른 빛이 가득한 성주호가 내려다 보인다.

동문에서 시여골로 내려서는 길은 동문으로 올라오는 임도를 따라 조금 내려가면 만나는 첫번째 곡각지점 오른쪽 넓은 공터(갈림길)로 나 있다. 성벽복원 공사 사무실이 있었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공터로 남아 잡초만 무성하다. 동문에서 공터까지 1분.

공터에서 희미하고 수풀이 우거져 있지만 진행 방향 정면(계곡쪽)의 길을 따르면 곧 물소리 싱그로운 시여골 상류 초입에 내려선다. 임도에서 5분 소요.

여기서 등로는 계곡을 따라 바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계곡을 건너 지능선으로 올라간 뒤 사면길을 따라 당분간 이어진다. 계곡에서 갈림길까지 4분 소요.

갈림길에서 왼쪽 내리막길을 12분쯤 급하게 내려가면 비로소 시여골 본류에 닿는다. 이후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아 하류로 내려가면 된다. 길은 계곡의 좌우를 왔다갔다 하지만 리본과 이정표가 그런 대로 잘 안내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이어갈 수 있다.

사실 이 계곡은 수년전 폭우로 많이 망실되었는데 지역산악인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제 모습으로 돌아온 지 3년이 지나지 않는다. 하얀 암반을 타고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이 청량감을 더하고 곳곳에 즐비한 소가 운치를 더한다. 계곡에 내려서서 하얀 물줄기가 더욱 시원한 은광폭포까지 14분, 다시 마을 입구 다리까지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은광폭포는 바로 내려설 수 없어 왼쪽 비탈로 우회해서 만난다. 표지판이 있어 확인이 가능하다. 산행 문의 레포츠부 051-461-4161, 박낙병 산행대장 011-862-6838.

글·사진=진용성 기자 ysjin@busanilbo.com

/ 입력시간: 2008. 08.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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