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름(가명)씨는 지난여름 이탈리아 여행에서 콜로세움 입장을 기다리던 중 해외연수팀으로 보이는 10여명의 무리를 봤다. 하나같이 등산복과 등산화 차림에 등산배낭을 메고 있어서 한눈에 한국팀임을 알아챘다. 이탈리아 현지가이드가 김씨에게 다가와 "저 사람들은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웃었다. 콜로세움 벽을 타고 암벽 등반해서 넘어가면 된다는 조크였다. 김씨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 한국 관광객들이 등산복 차림으로 중국의 한 박물관을 구경 중이다. 해외 여행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몸에 딱 붙는 원색 컬러의 등산복장’이 한국 단체여행팀의 상징이자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 등산복이 여행복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여행지가 산이든 바다든 상관없이 '여행복=등산복'이란 공식이 성립될 정도다. 해외여행에서도 등산복 사랑은 변함이 없다. 편하다는 이유로 해외 공항에서부터 유명 관광지는 물론 도심까지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등산복을 착용한다. 게다가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요란한 절개 패턴의 디자인에 원색 차림새다. 유럽 여행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몸에 딱 붙는 원색 컬러의 등산복장'이 한국 단체여행팀의 상징이 됐다.
문제는 해외 관광지에서 우리나라 관광객들의 옷차림을 보면 '이건 뭔가 아니다'란 느낌을 종종 받는다는 것이다. 주변 풍경과 관광객들 사이에 부조화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활동이 일찍이 발달한 유럽에서도 아웃도어 의류 디자인은 화려한 원색 컬러가 주를 이룬다. 이는 설산이 많은 유럽의 환경적 특성상 조난을 당했을 때 쉽게 눈에 띄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도시에서 등산복 차림을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옷차림으로 생각한다.
하나투어의 한 부장은 "최근에는 고객들에게 도심을 구경 할 때는 등산복을 입지 말라고 당부까지 한다"고 말했다.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입고 활보하는 모습이 도시 미관을 망친다는 현지인들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이다. 이어 "주위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편하다는 혹은 고가라는 이유로 한 옷차림이 '어글리 코리안'이란 비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후진국에서는 '등산복 여행객=돈 많은 한국인'이라는 생각에 범죄의 타깃이 되기도 한다.
남선우(58) 대한산악연맹 부회장은 "값비싼 등산복이 나들이복, 일상복이 된 것은 아웃도어 업체들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중파 매체에 온갖 광고를 하고 각종 예능과 드라마 프로그램에서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으로 입는 모습을 자주 노출시켜 소비자들을 집단 최면 시켰다"며 "소비자들은 안 따라가면 소외된다는 이유로 동참하게 됐고 오늘날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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