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악연맹 2015 코오롱스포츠 한국청소년 오지탐사대는 지난 7월 중순부터 8월 초순까지 탐사대별로 몽골, 인도, 키르키즈스탄, 파키스탄 등 각 지역을 20여 일간씩 탐사하며 귀중한 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사람과 산]은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이들의 체험담을 나누어 싣는다.
- 편집자 주
“결과보다 과정이 목표 달성보다 성취감이 더 중요하다”
오지탐사 _ 대한산악연맹 2015 코오롱스포츠 한국청소년 오지탐사대 키르키즈스탄 알라르차 국립공원 탐사대

크레바스를 피해 전진캠프로 이동하는 대원들.
7월 19일~8월 10일까지 23일간 11명의 대원과 박재석 대장님, 이상구 지도위원님과 함께했던 저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이었다. 인천에서 일하는 형에게 연락이 왔다. 작년에 자기 친구가 다녀온 프로그램인데 신청해서 합격하면 코오롱스포츠에서 엄청난 장비 지원을 해준다라는 말에 무엇을 하는 프로그램인지 어떤 프로그램인지 자세히 조사하지 않고 대충 훑어보고 잘 모르겠지만 재밌어 보여 1차 자기소개서 작성을 시작했다. 산은 나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어릴 적 동네 산들을 부모님과 따라가던 것이나 초등학교 수학여행 같은 때가 아니면 산을 간 적이 별로 없다. 그렇게 1차를 합격하고 나서 2차 체력 테스트를 보러 한국 체육대학교를 갔다. 면접을 볼 때 본인이 왜 오지탐사대가 돼야 하는지 등 몇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솔직하게 거짓 없이 대답을 하고 체력 테스트는 정말 쓰러지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뛰다 보니 2차까지 합격했다. 이때까지도 오지탐사대가 어떠한 곳인지 잘 몰랐지만 무언가 최선을 다해 합격해 보자하는 그런 마음 속에 큰 열정이 있었다.
그렇게 맞이한 3차 아웃도어 리더십 테스트는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다. 코펠에 밥을 해본 적도 텐트를 쳐본 적도 없었고, 스토브에 가스를 연결하는 등 많은 것이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도 테스트라고 해서 눈치 보며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기 보단 그냥 원래 내 모습 그대로 각박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2박 3일 캠프를 즐기다 왔다. 2박 3일 그 짧은 시간 동안에도 서로 솔직한 얘기를 듣고 말하고, 무박산행이나 가던 길을 멈추고 조용히 폭포 소리도 들어보고 서로 힘내라고 다독여 주며 배려하고 나누는 것 등 많은 것을 느꼈고 배웠기에 떨어지더라도 만족할 수 있었다.
![]() 고소에 걸린 대원에게 따뜻한 물을 건내는 대장님. | ![]() 쉽지 않은 카라반. 빙하녹은물로 급류가 형성되어있다. |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가려 할 때쯤 합격 발표가 났다. 3차 테스트 기간 동안 오지탐사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던 나는 학교 복도를 신나게 누비며 다녔다. 그렇게 우리 키르키즈스탄 팀은 고사리 수련관에서 처음 만났다. 명찰에 새겨진 키르키즈스탄 대원 김연찬이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제 정말 오지탐사대 대원이 된 것 같았다.
1차 훈련이 끝나고 계속해서 훈련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학교 수업도 조금 빠지다 보니 학업도 조금 느슨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두 가지를 잡으려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부모님은 이런 기회는 잡기가 매우 힘들고 또 나중에 쉽게 오지도 않을 거라고 하시며 학업은 조금 놓아도 되니 이 기회를 잡고 즐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렇게 부모님에게 큰 힘을 얻어 평일에 학교에선 열심히 공부하고 집에선 훈련 계획서와 보고서 또 원정 계획서를 쓰며 탐사 준비에 열정을 기울였다.
내가 맡게 된 장비 담당은 생각보다 매우 힘들었다. 어떤 장비들이 있는지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전혀 알지 못하는 데다가 작년보고서, 재작년보고서를 봐도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신체적인 훈련과 반대로 정신적인 훈련도 병행된 셈이다. 힘들고 고된 훈련은 계속해서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훈련을 통해 얻어진 체력과 정신력은 학교 수업시간에 전혀 졸음이 오지 않도록 만들어 주었고 훈련 막바지에 치렀던 기말고사에선 중간고사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 BC로 향하는 도중 즐거운 휴식 시간. | ![]() 정잘팀의 익살스러운 동작. |
그렇게 아무것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탐사 날짜가 다가왔다. 탐사 날짜가 다 다가왔는데 원래 문제가 있던 척추 측만증과 디스크가 말썽을 부렸다. 디스크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측만증이 너무 심해져 마지막 훈련 때는 허리가 아파 한 걸음 디디기도 힘들을 만큼 허리가 좋지 않아 덜컥 겁도 났다. 3000m 이상 올라가면 산소가 여기보다 반이라는데… 치통이 무조건 온다는데… 허리가 안 좋은 사람은 통증이 매우 심하다는데… 그런 것도 겁이 났지만 여기까지 왔기에 마지막에 기회를 버리고 싶진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키르키즈스탄 원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키르키즈스탄에서도 계곡에 휩쓸려 생명의 위협도 느꼈고 무서운 크레바스도 건너는 등 난 보통 사람들이 겪어 보지 못할 일들을 이번 원정을 통해 많이 겪었다. 매일 매일이 모두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극한이라고 생각되는 순간들이 매우 많았다. 우린 어떤 높은 봉우리에 오르지도 않았다. 나는 대장님의 그 말씀을 듣기 전까지는 당연히 봉우리를 가기 위해 산을 오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극한의 체험 통해 새로운 신념 갖게 돼
하지만 전진캠프에서 우린 봉우리에 오르지 않았다. 대장님 말씀은 누구나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 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결과보다 그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대장님의 말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훈련을 하고 힘듦을 겪으면서 산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기반을 다지고 나는 산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오지탐사대의 일원이었다는 게 자랑스럽고 내 후배들에게도 추천할 것이다. 그리고 대장님 말씀대로 내가 탐사를 준비하면서, 탐사를 하면서 내면에서 느낀 것들을 가지고 남은 고등학교 생활과 앞으로 맞이할 고난과 힘든 것들을 이겨내고 정신력으로 버텨낼 것이다.
오지탐사대는 나의 인생에 있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주었고 정신력을 키워 주었다. 이러한 기회를 준 대한산악연맹에 너무 감사하고 좋은 장비들을 지원해 준 코오롱스포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팀의 최고 멋쟁이 박재석 대장님과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알려주신 이상구 준비위원님에게 감사드린다. 힘든 시간 서로 배려하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우리 키즈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홧팅!!
- 탐사개요
- 탐사대명 대한산악연맹 2015 코오롱스포츠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 키르기즈스탄 알라르차 탐사대
- 탐사기간 2015.07.19~8.10 총 22박 23일
- 탐사지역 키르키즈스탄 알라르차 국립공원 일원 [공원입구 - 알라르차 주 계곡 무인대피소(3000m) - 구소련 스키캠프(3400m) - 로그비넨코(4330m) 등반 공원입구 - 라쳇산장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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