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시간 : 2008.05.12 09:31
- 야쿠르트 임창용이 157㎞ 패스트볼의 비밀을 설명했다.
거침없이 세이브 행진을 펼치고 있는 임창용을 놓고 국내팬들이 뿌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야쿠르트팬들도 개막 초반의 의구심을 거두고 지금은 '하나님, 부처님, 임(林昌勇)님!' 하는 패러디까지 동원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궁금한 건 손쉽게 150㎞를 넘기는 패스트볼 구속이다. 최근 2~3년간 한국에서 평균 145㎞ 정도였던 그의 패스트볼은 일본에 간 뒤 무척 빨라졌다. 지난 9일 히로시마전에서 10세이브째를 따내는 과정에선 일본 진출후 최고인 시속 157㎞짜리 패스트볼을 뿌리기도 했다. 10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하다.
지난 주말 임창용과의 전화통화에서 그가 설명하는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의 효과와 157㎞의 비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157㎞라. 이거 말이 되는 구속인가. 90년대 후반으로 돌아간 것인가.
▶후후, 당연히 말이 된다. 얍하고 던졌는데 그걸 저쪽(히로시마) 타자가 파울로 쳐내더라.
-그래서 간간이 써먹을 좋은 변화구가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1점차 상황에서 오를 땐 전력을 다하지만, (8일 경기처럼) 여유있는 3점차에선 변화구도 이것저것 테스트하고 있다.
-7~9일, 3일 연속 등판했는데 피로하지 않은가. 8일에는 첫 실점도 했는데.
▶이렇게 1이닝씩이라면 매일 던져도 솔직히 지장 없을 것 같다. 점수 준 건 신경쓰지 않는다. 이미 준 걸 뭐 어쩌라구.
-2005년 가을에 받은 토미 존 서저리가 성공적이라서 구속이 빨라졌다고들 생각하는데.
▶토미 존 서저리, 그 자체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 그건 구속 증가와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다.
-관계가 없다니. 메이저리그에서도 이 수술을 받고 구속이 증가된 케이스가 상당히 많이 보고됐는데.
▶일단 수술하고 나서 2년 동안 강화훈련을 하는데, 중요한 건 수술 부위인 팔꿈치보다도 몸전체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토미 존 서저리를 대부분 LA의 조브 클리닉에서 받지 않는가. 수술후에 조브 박사의 트레이닝 메뉴가 나오는데 처음에 보고 약간 놀랐다. 대부분 어깨 강화 프로그램이었다. 팔꿈치쪽과 관계된건 거의 없었다.
-팔꿈치보다도 어깨 강화가 더 많이 이뤄진다는 얘기인데.
▶어깨가 특히 강화되고, 그밖에 허리나 하체도 프로그램을 통해 근력강화가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팔꿈치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천천히 좋아지는 것이다. 때문에 몸전체의 능력이 결국 좋아진다. 이게 다 잘 돼야 최종적으로 구속이 빨라지는 것 같다.
-결국 수술의 1차적인 효과는 구속 저하의 원인이었던 통증 제거이고, 다른 부분의 근력까지 높였을 때만 구속이 증가하는 2차 효과가 나온다는 뜻인가.
▶그런 것 같다. 재활하면서 피칭을 시작하면 조금씩 아플 때가 있는데 그걸 이겨내면서 얼마나 계속 몸전체를 강화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래서 빨라지는 투수가 있고, 느려지는 투수도 나오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첫 실점을 하면서 일본 언론에서 붙여준 '미스터 제로'란 별명은 더이상 못쓰게 됐다. 혹시 원하는 닉네임이 있는가.
▶지금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팬들이 지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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