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은 기본적으로 전화벨이 많이 울리는 곳이다. 장시간에 걸친 상담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바쁜 직장인에게는 전화가 거래처를 트는 수단이자 기업이미지를 살리는 홍보도구다.
회사에 첫 출근해 낯선 상사, 낯선 자리에 채 익숙하기도 전에 자기에게 걸려오는 수많은 전화들에 신입사원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상사의 귀는 안보는 것 같아도 항상 열려있으며, 수많은 동료의 시선들이 집중될지도 모른다. 신입사원들은 전화매너 하나하나가 직장에서의 자기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다.
## "뭐 내 딸이 응급실에 있다고?"
중소기업에 근무했던 신입사원 K모양은 입사한지 한 달도 안 돼 난처한 일을 겪었다.
하루는 사장이 그날 꼭 전화 받기 싫은 사람이 있다며 "자기를 찾는 모든 전화를 없다고 하라"는 엄명을 받았다. 사장은 핸드폰 역시 꺼놨다.
K양은 당연히 사장을 찾는 모든 전화를 없다고 했고, 모른다고 충실히 응답했다.
그런데 1시간 간격으로 사장님을 찾는 다급한 중년 여자의 전화가 계속됐다.
K양은 그때마다 외근중이라는 핑계를 대고 빨리 끊었다.
퇴근시간이 됐을 때 그 중년여자는 이제 더 이상 전화를 안할테니 사장이 들어오거나 전화가 오면 메모를 전달해 달라고 했다.
메모내용은 "사장 딸이 교통사고가 나서 응급실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K양은 사장실에 들어가 아무 말도 없이 메모만 전달했고, 사장은 뛰쳐나갔다.
## "장상문씨 전화왔는데요?"
대기업에 근무하는 P씨.
그도 신입사원 때 웃지 못할 실수를 저지른 기억이 있다.
"나 장상문데 김부장 바꿔줘요"
P씨는 부장이 중요한 통화를 하는 것 같아 "지금 통화중이시니 메모 남겨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P씨는 부장이 전화통화를 끝내고 누가 전화 왔냐고 물어서 "장상문씨 전화왔는데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장은 장상문씨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갸우뚱거렸다.
다시 '장상문'씨한테 전화가 왔다. 여전히 "여보세요"라는 말은 안 하고 조금 전과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나 장상문데 김부장 좀 바꿔줘요"
P씨는 다소 짜증이 난 목소리로 "장상문씨 또 전화왔습니다" 라고 부장을 연결했다.
부장도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네.. 여보세요"라고 말했다.
곧이어 들려오는 부장의 목소리 "네 상무님…바로 올라가겠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장상문씨는 장상무님이었다.
## "회사 문 닫았어요?"
모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K직원은 입사 2년차다.
첫 출근한지 한 달이 채 안된 어느 날, 회사에선 단체로 전라도 광주에 워크샵을 1박2일 동안 가기로 돼있었고, 사장은 K직원에게 회사 전화를 경영지원팀장의 핸드폰 번호로 연결해 놓으라고 지시했다.
K직원은 전화번호를 팀장 핸드폰번호로 연결해 놓고, 제일 마지막으로 워크샵 행사에 참여했고, 1박2일 동안 별 탈 없이 보냈다.
다음날 K직원을 비롯한 다른 직원들 대부분은 피곤한 탓에 집으로 바로 퇴근했고, 그날 회사엔 사장만이 혼자서 잠깐 들렀다.
전화벨이 울렸다. 낯익은 거래처 사장의 목소리
"그 회사 문 닫았어요?, 어제 하루종일 전화 안 받던데..."
K직원이 전날 연결한 회사번호는 자신의 자취방 번호였다.
## "그냥 내가 여기서 받을게"
모기업 경영지원실에 새로 입사한 M직원은 다소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는 성격이다.
하루는 야근이 걸려 사장과 단둘이 있었는데 사장이 중요한 전화가 올지도 모른다고 자리를 비우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다.
퇴근 전까지 별일이 없다가 갑자기 사장을 찾는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 선배들이 하는 방법으로 전환을 누르고 사장에게 연결했다. 사장에게 연결되는 통화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기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사장이 전화만 받으면 끊어지는게 아닌가?
3~4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사장이 M직원 자리로 직접 왔다.
"그냥 내가 여기서 받을게"
등줄기에는 식은땀이 끊임없이 흘렀다. 두 번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아찔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M직원은 아직까지도 그때 자기가 뭘 잘못해서 사장에게 전화가 안 돌아갔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러나 다음날 선배들이 자기와 똑같이 전화 연결하는 것을 보고 기가 찰 노릇이었다.
## "네!!…OOO입니다!!!!!"
자동차 홍보대행사에 근무하고 있는 신입직원 P양
홍보회사에 다니는 관계로 사내에선 전화예절을 매우 중요시한다.
그래서 사장이 직접 전화를 가끔 걸어 무작위로 전화 받는 태도를 시험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결국 그 소문은 거짓으로 판명 났다.)
그런데 하루는 정말 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왔다. 그날따라 광고와 판촉전화까지 사무실에 걸려와 짜증이 솟구쳐 있던 상태였다.
또 전화가 걸려와 신경질적으로 "네!! OOO입니다!!!"만 외쳤는데 그것이 하필 사장님의 전화였다. 순간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상념이 지나가고 인턴 마무리시절이었던 터라 "이제 회사는 다 다녔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 "(사장) 왜 전화 끊어?"
한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입사 3년차인 Y대리도 신입사원 시절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하루는 사장의 스케줄을 확인차 사장실에 전화했는데, 그날따라 비서실에서 안 받고 사장이 직접 받는게 아닌가?
담당비서와는 안면이 있어 편하게 용건을 말할 수 있었지만, 막상 사장이 직접 받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사장은 계속 "여보세요"를 반복했고, Y대리는 아무 대꾸도 없이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른 후 그냥 끊어버렸다.
많이 당황했던 탓일까? 잠시 아무 일도 못하고 앉아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왜 전화 끊어?"
사장의 목소리였다.
Y대리는 그날 뭐라 얼버무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세상이 좋아져서 전화기에 발신자 번호가 뜨는 첨단 시스템(?)을 그 순간엔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 "나 OOO인데…."
20~30여명 정도가 근무하는 한 중소기업의 신입직원으로 들어간 H양.
입사초기 하루는 "나 ***인데…" 하고 전화가 온 거다.
그래서 "네. 그러신데 무슨 일이죠?"라고 다소 퉁명스럽게 받았다.
그러자 상대는 당황스럽다는 듯 "나 ***라구요"라고 했지만, 그래서 뭐 어쨌단 말인가? 그래서 "실례지만 잘못 전화하신 것 아니신가요?"라고 따지듯 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회사 사장님이었다.
원래 성함이 다소 여성스러운 편이라 그분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달랐다. 게다가 입사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성함도 못 외우고 있었기 때문에 실수했다.
덕분에 난 "깡 좋은 요즘 신입사원의 대명사"로 낙인 찍혀야 했다.
직장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시절에 "돈을 받아가면서 무엇인가 배우는 수련의 장"이다. 하루 생활의 3분의 2를 보내는 직장에서 특히 사회의 룰이나 냉엄함을 모르는 신입사원들이 제일 먼저 겪게 되는 것은 전화예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서비스아카데미에서 전화예절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한 인기강사는 "무심코 받은 한 전화가 회사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며 "특히 신입사원들의 전화 매너는 그 회사의 이미지를 대변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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