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비가 직장 근처인 고대 안암병원에 있다는 기사를 보고 오늘 다녀왔습니다.
가면서 레이디스코드의 노래인 hate you,나쁜 여자를 들으며
은비야 니가 얼굴도 모르는 삼촌 간다..
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네요.
직장에서 걸어서 20분거리..
안암병원 정문에서 장례식장까지 약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려요.
일을 마치고 바로 나선지라 복장이 갖춰져있지 않아 그 근처만 배회하고 올 생각이었습니다만
복장을 갖췄어도 들어가진 못했을거란걸 알아요.
제가 레이디스코드의 열성팬도 아니고 그저 예뻐예뻐때 잠시 은비를 눈여겨 봤을 뿐이어서
자격도 안되지만 무엇보다 가족분들 볼 엄두도 안나고 괜한 실수할까 두렵고 조문 온 연예인
보러 왔냐는 비아냥 들을까 무섭고...
그녀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실물로 본것이 2주전 쇼음악중심 공개방송인것 같아요.
그게 저와 은비의 마지막 만남이 될줄은 저도 그녀도 정말 몰랐겠죠....
정말 먼지같은 인연밖에 없는 내가 뭔데...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여기까지 왔는데 은비랑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긴 뭐해서 용기를 내어 빈소로 갔습니다.
빈소는 303호실에 마련되어 있고 계단을 올라가니 많은 조의꽃들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저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생각만 들더군요.
다행히 빈소 들어가기 전 왼편에 주차장을 겸한 휴계 장소가 있어 그곳 화단에 앉아 하나님께
기도드렸네요.
천사만 빨리 데려가시는 이유가 뭔지.. 그곳에선 꼭 지켜달라고 부탁도 하고
원망도 해보고 전 천국이 있다는걸 믿지만 절대 천국은 있어야 한다고 강변도 해보고..
그곳에서 더 즐겁게 노래하고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했어요.
리세생각도 났어요
더 이상 데려가지 말아달라고 하나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지상에 있는 천사들을 다 데려가면 이 땅엔 과연 무엇이 남을런지 물어보기도 했구요.
은비에게 혼자 대화도 걸어봤어요.
무엇보다 리세를 지켜달라고 이야기했죠.은비덕에 리세가 아직 살아있는 거라는 생각도 했구요.
숨이 붙어있는 자체가 기적이라는 리세.. 은비가 꼭 지켜줄거라 믿어요.
이제 아프지 않으니 거기선 정말 즐겁게 지내라고.. 언젠가 다시 만날거라고 이야기했죠.
참.. 전 물론 천국에 못갈테니 저랑 은비가 만날 일은 없겠지만 다른 분들은 만날 수 있겠죠?
잠시 하늘을 쳐다봤다가 내 등뒤에 있을 은비 생각도 했다가 땅도 쳐다봤다가 멍하니 있다가
그렇게 한 20분.. 30분정도 있었던거 같네요.
모든 생각을 마치고 조의금을 내기 위해 봉투와 펜을 빌려 간단한 글을 남기고
장례식장을 빠져나왔습니다.
그 글에 꼭 써야 했을 말이 있었는데 미처 쓰지 못하고 집에 와서야 생각이 나네요.
은비야 예뻐예뻐 부를 때 니 모습이 정말 제일 예뻤어.진심이야.
예뻐예뻐를 듣고 은비 팬 되신 분들이 참 많더군요.그만큼 그분들의 슬픔이 더 크고..
저도 마찬가지였구요.
나이를 먹어갈수록 저보다 어린 친구들..혹은 동갑내기들이 세상을 등지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지 모릅니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번 사고도 결국 어른들의 잘못으로 결론지어질 것 같은데 애꿎은 아이들이
그 책임을 왜 져야하는지 정말 알수가 없어요.
부디 또 다른 은비가 나오지 않길 바라며 은비 어머님이 인터뷰하신 내용을 끝으로
이 글 마칩니다.
소정이도 얼른 낫길 바래요.
은비의 어머니는 "권리세는 괜찮을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우리 은비가 리세 지켜주고 갈 거예요"
"은비는 꿈을 이루고 떠난 행복한 아이다"
은비에게...
이쁜 사진으로만 고른다고 골라봤는데 맘에 들지 모르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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