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청룡영화상이 지난 17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영하 17도에도 불구, 레드카펫은 뜨거웠다. 매서운 바람도 여배우의 드레스 열정은 꺾을 수 없었다. 목선이 훤히 드러나는 튜브 드레스는 기본, 얇은 레이스로 처리된 시스루룩까지 등장했다.
'디스패치'는 레드카펫 '베스트&워스트' 드레서를 선정했다.
'베스트' 드레서는 손예진의 몫이었다. 가장 추운 이날, 가장 미니멀한 룩으로 대중의 시선을 장악했다. '워스트'는 신세경이었다. 헐렁한 드레스가 그녀의 볼륨감을 실종시켰다.
★ Best | 손예진 : 레드카펫 시선도둑
손예진은 청순미를 대표하는 스타이다. 하지만 레드카펫에서는 달랐다. 그동안 고수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드레스룩을 시도했다. 독특한 디테일과 디자인으로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데뷔 이후 최대 노출을 감행했다. 색종이를 곱게 접은 느낌의 보라색 튜브탑으로 볼륨감을 살렸다. 가슴 아래 피커부 디테일은 매끈한 복근을 자랑하기에 그만이었다. 백리스 등라인도 아찔했다. 단, 하의는 남색 머메이드 스커트를 입어 우아한 느낌을 냈다.
★ Good | 김희애 : 레드카펫 교과서
김희애의 레드카펫은 언제나 기품이 넘친다. 자신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 딱 떨어지는 드레스로 시선을 장악한다. 청룡에서도 마찬가지. 머리부터 드레스, 그리고 발끝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드레스룩을 선보였다.
이날 의상은 푸른빛이 감도는 짙은 초록색 롱드레스. 몸매가 자연스레 드러나는 드레스 핏으로 세월을 역행했다. 가슴과 소매를 레이스로 처리해 지루함을 피했다. 머리를 깨끗하게 올린 업헤어로 단정하게 마무리. 남색 클러치백은 드레스와 배색을 이루었다.
★ Bad | 김혜수 : 청룡여인의 홈드레스?
김혜수는 자타공인 청룡의 여인이다. 해마다 파격적인 노출로 레드카펫을 달궜다. 그러나 올해는 스스로의 전통을 깼다. 노출이 전혀 없는 롱드레스를 선택한 것. 문제는 드레스 소재와 패턴이었다. 벨벳은 둔해보였고, 패턴은 올드했다.
발끝에서 목끝까지 이어진 드레스는 숨 쉴 틈이 없어 보였다. 터틀넥 위의 진주 목걸이 연출도 마찬가지. 앞 부분을 타이트하게 조여 매 답답함을 가중시켰다. 무게 중심을 앞에 둔 볼륨 숏헤어는 레드카펫보다 만화 주인공에게 어울리는 머리였다.
★ Worst | 신세경 : 미모 가린 드레스
신세경은 급하게 빌려 입은 티가 역력했다. 헐렁한 튜브 드레스가 문제였다. 핑크색 레이스는 '헐렁'을 넘어 '너덜' 수준이었다. 드레스 톤도 NG였다. 밝은 안감과 어두운 레이스가 합쳐져 루징 게임이 됐다. 전체적인 활력을 가로 막았다.
튜브탑 부분에 잡힌 주름은 볼륨감을 살리지 못했다. '베이글녀'라는 수식어를 무색케 했다. 편지 봉투 모양의 미니 클러치백은 드레스에 철저하게 묻혔다. 앞코가 둥근 핑크색 플랫폼 힐 또한 겉돌았다. 배색에 신경썼지만, 어느 것도 조화롭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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