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하굿둑은 국가재난이다. 하굿둑 수문 전면 개방하라. 어민의 뜻 무시하는 수자원공사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 낙동강은 죽어가는데 수변도시가 웬말이냐 에코델타시티 중단하라."
지난 6월에 이어 8월 30일 낙동강 어민들이 다시 대규모로 뭉쳤다. 100여 척의 배에 나눠 탄 어민은 배 위에 서서 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들의 목소리는 수자원공사 건물 외벽을 타고 흘러 낙동강 하굿둑 주변을 쩌렁쩌렁 울렸다. 마치 분노에 찬 그들의 외침이 비수가 되어 수자원공사를 후려치려는 듯이.
▲ 낙동강 어민들이 100여 척의 배를 몰고 낙동강 하굿둑 앞으로 선상시위를 하기 위해 몰려오고 있다 |
ⓒ 정수근 |
▲ 낙동강 어민들이 100여 척의 배를 몰고 낙동강 하굿둑 앞에서 선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
ⓒ 정수근 |
"어민들의 분노는 정당합니다. 낙동강은 보로 막혀 해마다 녹조라떼로 오염되고 있고,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맹독성 남조류로 오염된 강물을 먹고 물고기에서부터 농작물에까지 독성물질이 나오고 있으니, 어민들이 왜 화가 나지 않겠습니까? 폭동이 얼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집회에 참여한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의 말이다. 그렇다. 낙동강에서 지난 2012년 4대강 보 담수 이후로 매해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있다.
▲ 낙동강에서 발견된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 맹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하고 있는 남조류가 낙동강에서 대량 창궐하고 있다. |
ⓒ 정수근 |
또 일본에서 다카하시 교수가 행한 연구를 보면, 맹독성 남조류로 오염된 강물로 키운 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다고 한다. 녹조 번무현상을 통한 맹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으로 인한 광범위한 오염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 낙동강 하굿둑 앞에 심각한 녹조가 펴 있다. 그 위를 왜가리 한 마리가 날고 있다 |
ⓒ 정수근 |
▲ 심각한 녹조가 번무한 낙동강 하굿둑 앞을 낙동강 어민들이 100여 척의 배를 몰고 몰려와 선상시위를 벌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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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굿둑과 4대강 보로 막힌 낙동강은 해마다 녹조가 창궐하고, 산소가 고갈되는 죽음의 강으로 변해버렸다. 이런 곳에서 물고기가 잡히길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어민들이 왜 배를 끌고 수자원공사 건물 앞으로 모여서 분노에 찬 함성으로 외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잘 알 것 같다. 어민들은 한목소리로 낙동강의 심각한 생태환경의 변화를 고발했다. 어민 장덕천씨의 말이다.
"4대강사업으로 강은 넓고 깊어졌지만 물고기의 수와 종류는 턱없이 줄어들어 조업을 해도 먹고 살 수가 없다. 예년에 비해 1/10 수준도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 잡히는 고기도 죽어서 올라오기 일쑤다. 한마디로 강이 죽어 가고 있다."
강의 죽음은 어민들이 죽음... 사생결단의 자세로 싸울 것
▲ 낙동강 어민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낙동강 하굿둑을 개방하라,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라!! |
ⓒ 정수근 |
▲ 낙동강 어민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낙동강을 살려내라!!.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라!! |
ⓒ 정수근 |
그러나 이에 대한 수자원공사의 입장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한다. 낙동강 내수면 연합회 한희섭 사무국장의 말이다.
"수자원공사는 두 차례의 어민들이 시위에 대해 현재 아무런 입장과 연락이 없는 상태다. 어민들을 무시하는 수공의 행태에 더 화가 난다. 어민들은 소득이 전혀 없다. 하루 하루 먹고 사는 게 힘겨운데 묵묵부답으로 방관만 하고 있으니 더 화가 난다. 그렇지만 어민들은 사생결단의 자세로 싸울 것이다. 이래 죽으나 굶어죽으나 마찬가지다. 수자원공사 본사로 올라가 항의할 것이고, 국토부도 찾아가 수문 개방을 요구할 것이다."
4대강 보 담수 이후 녹조라떼에 이어 물고기 떼죽음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낙동강이 하루하루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강의 죽음은 인간의 삶마저 망쳐놓고 있다. 낙동강 1000여 명의 어민들은 그동안 강과 함께 살아 왔다. 강의 죽음은 이들의 죽음을 이야기한다.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 그래야 강이 살고 어민들이 산다. 정부당국은 언제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할 것인가? 어민들이 다 죽고 나서야 수문을 열 것인가. 어민들은 지금 그것을 묻고 있다.
▲ 낙동강 어민들이 수자원공사 앞으로 배를 타고 몰려들고 있다 |
ⓒ 정수근 |
▲ 낙동강 어민들이 낙동강 하굿둑 앞 사자원공사 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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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최은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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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 4대강가업 이후 낙동강 변화상을 꾸준히 기록해오고 있고, 낙동강 재자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관련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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