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산악지대를 누비던 소녀 게릴라가 어엿한 ‘국민’ 육상 영웅이 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네팔의 산악 경주(Trail Race) 선수 미라 라이(25)의 사연을 소개했다. 라이는 ‘마오이스트’ 소녀 병사 출신으로 지난해부터 세계 산악 경주 대회를 휩쓴 스포츠 영웅이다.
네팔 동부에서 가난한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라이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열 살 무렵부터 짐꾼으로 일하며 쌀부대를 이고 산을 오르내렸다. 그러던 중 열네 살 무렵 마을에 마오이스트군이 찾아왔다. ‘여성에게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마오이스트군의 메시지에 감명 받은 라이는 망설임 없이 그들을 따라나섰다.
네팔 마오이스트는 1995년 하층민과 농민들의 지지를 업고 일어선 자발적 공산주의 세력이다. 불안한 정치상황, 부정부패와 신분제 등에 반대하며 활동을 시작해 2006년 네팔 정부와 종전 협정을 맺고 제도권 정당이 되기까지 게릴라 활동을 벌였다.
2년 뒤 전쟁이 끝나고 대부분 마오이스트군은 정부군에 편입됐다. 그러나 나이가 어렸던 데다 여성인 라이는 군에서 거부당해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다.
라이의 인생이 바뀐 건 지난해 3월이었다. 친구의 권유로 해발 2600m에서 열리는 50㎞ 경주에 출전해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유일한 여성 참가자였기에 더 대단한 성과였다.
이후 라이는 총 17개 대회에 참가해 12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4월 프랑스 몽블랑산에서 열린 80㎞ 대회에서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지난달 스페인 울트라 피레뉴 대회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상금 1000유로(약 130만원)를 받았다. 네팔 1년 평균 개인소득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성공을 거두면서 라이는 동생들을 학교에 보내고 부모를 소작농 신세에서 면하게 할 수 있었다. 프랑스 스포츠 장비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는 한편 자신의 경주를 다룬 단편 영화도 제작 중이다. 라이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처럼 외진 곳에서 자라난 소녀들이 그저 운명에 순응하지 말고 삶에서 기회를 찾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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