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얼굴 확 달라진 대통령
취임 후에도 주기적 시술 받은 듯
눈가 깊은 주름ㆍ하안검 사라지고
주근깨ㆍ잡티 말끔해진 피부로
“화장을 했음에도 얼굴에 피멍자국이 있는 것을 볼 때 필러시술을 받은 지 3~10일 정도 지난 것으로 보인다”
본보가 보도한 ‘세월호 수색 한창 때 박근혜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받은 흔적이 있다’는 사진을 본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병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사진에 담긴 박 대통령 얼굴의 피멍자국에 대해 다수의 피부과 및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필러주사를 맞은 5명 중 1명꼴로 피멍이 든다”면서 “필러 시술 시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입가부터 턱선에 이어지는 부위는 멍이 잘 생기는 곳”이라면서 “박 대통령처럼 나이가 든 사람들은 지혈능력이 떨어져 피멍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 원장도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3차 청문회에 출석해 본보 사진보도에 담긴 박 대통령의 피멍에 대해 “필러 시술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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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13일 사진 속 피멍
“시술한 지 3~10일 정도 된 듯”
그렇다면 박 대통령은 왜 온 국민이 세월호 참사의 충격에 빠져있는 와중에도 이런 시술을 받아야 했을까.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미용시술을 위해 인체에 주입된 보톡스나 필러 성분은 6개월 내지 1년이면 체내에 흡수되므로 외모 유지를 위해선 보충을 위한 재시술이 필요하다. 환자상태에 따라 시술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독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시술을 받지 않으면 외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현상유지를 위해선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시술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돌려 말하면 박 대통령이 재임기간 동안, 또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미용시술을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이 언제부터 시술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본보는 2004년부터 최근까지 사진을 체크해봤다. 그 결과 박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2009년 경으로 보인다.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의 박 대통령은 사진상으로 볼 때 눈 주변에 깊은 주름이 많았고 비대칭으로 각진 턱과 깊은 팔자 주름을 가진 강한 인상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근깨와 잡티가 낀 평범한 모습의 박 대통령은 2009년부터 변화가 시작해 2~3년 정도가 지난 2012년 대선 직전의 얼굴은 과거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말끔하고 갸름해져 있었다. 2006년 지방선거 유세 지원 중 오른쪽 뺨에 테러를 당한 이후 시술을 시작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필러ㆍ보톡스 효과 유지하려면
6개월~1년마다 재시술 필요
나이 거꾸로 먹은 듯한 얼굴
취임 후에도 꾸준히 관리 증거
취임 이후에도 보톡스나 필러를 이용한 미용시술은 꾸준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얼굴에 주기적으로 난 피멍과 바늘 자국과 함께 나이를 거꾸로 먹은 듯 젊고 팽팽해진 대통령의 얼굴이 이를 증명한다. 취임 초기만 해도 눈에 띄게 두툼했던 눈 밑 지방이 점차 사라지고 잡티가 사라진 피부는 광택이 난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환해진 피부는 태반주사나 마늘주사의 효과일 것”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세월을 거스르는 외모를 얻은 대신 자연스러운 표정을 잃었다. 10여 년 전 비록 눈가와 콧등에 깊은 주름이 패일지언정 밝고 수수한 웃음을 지었던 그는 갈수록 무표정해졌고 웃음 또한 어색해졌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보톡스나 필러 시술 횟수가 많아질수록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무표정하고 화난 듯한 얼굴로 변해가는데 이것도 미용시술의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류효진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사진=한국일보 자료사진ㆍ청와대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