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여론조사기관 트랜드리서치도 최순실 사태가 불거지기 이전 같은 내용을 조사한 적이 있다.
당시 응답자들은 ▶아버지형보다 어머니형 ▶도덕성보다 능력 ▶참신보다 경륜 ▶여론중시형보다 카리스마형을 더 많이 선택했다. 진보(37.2%)와 보수(33.2%)에 대한 선호는 팽팽했고, 본지가 설문 항목에 포함한 서민형이냐 엘리트형이냐는 당시엔 묻지 않았다.
하지만 본지 조사에선 가장 많은 유권자(71.6%)가 ‘아버지 같은 대통령을 원한다’고 답했다. ‘어머니 같은 대통령’(15.7%)을 원하는 응답자의 4.5배였다.
또 엘리트 대통령(25.0%)보다 서민 대통령(66.3%)을 원했고 능력(31.1%)보다 도덕성(65.5%)을 중시했다. 보수 대통령(26.2%)보다 진보 대통령(63.9%)을 택한 유권자가 두 배가량 많았다.
유권자는 경륜(37.9%)보다 참신(57.4%)을, 카리스마형(41.3%)보다 여론중시형 대통령(51.4%)을 더 많이 선택했다.
혁신형 대통령(47.9%)이냐 안정형 대통령(45.6%)이냐는 질문엔 선호가 팽팽했다.
중앙일보가 시도한 대통령 리더십 유형 조사는 청와대가 대통령 이미지(President Image·PI)를 조사할 때 쓰곤 하는 방식이다. 설문 유형은 다르지만 역대 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위기 국면에 처할 때마다 이런 방식의 조사를 실시하곤 했다.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 및 홍보수석실은 세종시 수정안 추진 등으로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떨어지자 PI조사를 통해 “친서민 중도실용 노선을 강화해야 한다” “젊은 세대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려 이 대통령이 실행에 옮긴 적이 있다.한정훈 서울대 국제대학원(정치학)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크기 때문에 반(反)박근혜 리더십 선호가 여론조사에 강하게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면 대선주자들에게 선호도가 이동하기 때문에 7개 항목 중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능력·안정·경륜의 리더십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년특집 여론조사 조사개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지난해 12월 28~29일 지역·성·연령 기준 할당추출법에 따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유선 311명, 무선 689명)에게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조사. 응답률은 24.3%(유선 21.4, 무선 2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