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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맹견과 마주쳤을 때, 이렇게 대처하라

별고을 동재 2017. 7. 26. 14:31

대형 맹견과 마주쳤을 때, 이렇게 대처하라

 

▲주인에게 버려진 대형견들

"대형견 물림사고, 무엇이 문제인가?”안동의 70대 노인은 자신이 기르던 풍산개에게 물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목줄이 풀린 대형견에 물린 초등학생이 중상을 입거나 성인 남성이 대형견의 무차별 공격으로 피해를 보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7월 20일 충남 홍성군 한 마을에서는 목줄이 풀린 개가 주민 2명을 물어 다치게 했다. 이렇듯 매년 1천 건 이상 대형견 물림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맹견이냐와 관계없이 대형견에 대한 물림사고는 대형견에 대한, 또 특정 종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부적절한 사육공간에서 잘못된 사육방식으로 관리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국내에서는 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타인이 기르는 대형견을 선호하여 기르는 경우도 많고 특이종에 대한 맹목적인 관심으로 개를 분양받기도 한다. 이런 경우 교육에 대한 부주의로 타인을 공격하거나 견주까지 무는 사고로 인해 기르던 개를 동물보호단체로 보내는 견주도 있다.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는 이 같은 대형견 물림사고에 대해 “견종에 따른 기질과 성향이 다른 대형견을 동일한 방식으로 사육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으며 올바른 대형견 사육방식과 대형견으로부터 공격받았을 때 대처요령을 공개했다.

# 견종 크기와 성격 고려해 사육해야
대형견을 기를 때 가장 먼저 사육공간에 맞는 크기와 품종, 성격 등을 고려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대형견들을 묶어만 기르거나 좁은 우리에 가두어 기르는데 맹견이 아니라도 대부분 대형견은 오랫동안 묶여있거나 좁은 데 갇혀있게 되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어 오히려 공격성이 높아진다. 또한 활동량이 적은데 따른 스트레스도 공격성의 원인이 된다.

최근 물림 사고가 잦아 주목받고 있는 로트와일러와 같은 대형 맹견이 그 대표적인 사례. 로트와일러 종은 좁은 실내에서 생활할 경우 충분한 활동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성견 로트와일러는 체중 50~60kg, 체고 60㎝까지 자라는 대표적 맹견으로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개로 꼽힌다. 공격성과 활동력이 강해 최소 하루 2시간 이상 산책을 통해 에너지를 발산시켜 주는 것이 좋다.

견종과 견주의 성격도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 대형 맹견들은 대부분 활동력이 좋고 에너지가 넘치는 경우가 많아 외향적이며 활동하기 좋아하는 견주에게 적합하다. 산책은 에너지 발산과 함께 사회성을 길러주는 좋은 방법. 사회성이 부족한 대형견의 경우 공격성이 높아지고 에너지가 분출되지 못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돌발행동을 할 수 있다. 목줄을 묶은 산책도 대형견의 입장에서는 충분한 운동이 되지 못한다. 목줄 없이 마음대로 뛰어놀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반려견 놀이터 조차 드문 국내 사육 환경 속에서는 어림없는 일. 대형견에 의한 물림 사고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던 것일 수 있다.

# 산책시 목줄, 입마개는 필수
우리나라 대형 맹견에 대한 관리 기준은 비교적 느슨한 편이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12조 2항에서 분류한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 그 밖에 사람을 공격하여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큰 개 등이다. 외출시 목줄과 입마개는 필수이며 이를 어길시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입마개는커녕 목줄이 풀린 대형견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거리에서 대형 맹견과 마주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순간 당황해 뒤돌아 도망치거나 정면을 향해 개를 노려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개에게 오히려 공격할 빌미를 주는 것. 개의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 안전거리를 확보하면서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법이다. 견주도 ‘우리 개는 안 문다’라는 방심에서 벗어나 자신이 기르는 개에게 언제든 물릴 수 있고 다른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계를 늦추지 않도록 한다. 개를 좋아하는 제 3자들이 산책하는 타인의 개를 무조건 만지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개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행위이다.

동물선진국인 외국의 경우 대형 맹견의 사육을 면허제도를 통해 엄격하게 관리한다. 외출시 반려견 목줄을 풀어주기 위해 반려견 목줄 면허를 취득(독일)해야 하거나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개 면허증을 발급(아일랜드)하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의 사육환경과 방식을 제한하는 별도 규정이 없는데다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안전조치’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는 “사회성을 길러주고 에너지를 발산시킬 반려동물을 위한 야외시설이 부족해 물림사고와 같은 상해 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라며 “맹견 물림 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중요하지만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반려견 놀이터가 예방책이 될 수 있다. 목줄을 묶은 산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반려동물 인구 천만인 지금, 반려견 놀이터를 더 많이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tip]대형 맹견과 마주쳤을 때 이렇게 하세요
1. 도망가거나 뒤돌아 뛰어가지 마세요 | 대형견과 마주치거나 공격받았을 때 무조건 도망가거나 등을 보이며 뛰어가지 않는다. 잔뜩 흥분한 대형견은 큰 소리나 팔을 크게 휘두르는 등 과도한 동작에 특유의 공격본능이 발동해 역공 받을 수 있다.
2. 흥분한 개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마세요 | 공격적인 개를 정면으로 쳐다보는 것은 금물. 개는 이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인다. 제자리에서 개의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린 뒤 개의 공격에 방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거리를 확보하며 천천히 걷는다.
3. 공격받았을 때 목을 감싸 쥐세요 | 대형 맹견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쓰러졌을 때 어디를 가장 먼저 방어해야 할까. 정답은 양손을 깍지 낀 채 목덜미를 감싸 쥐는 것이 포인트. 개들은 본능적으로 목덜미를 물어 흔들어 공격하므로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몸을 둥글게 만 뒤 손가락 깍지로 목덜미를 감싸 쥐어 치명상을 입지 않도록 한다.
4. 언제든 주인을 물 수 있으니 안심하지 마세요 | 의외로 많은 대형견주들은 ‘우리개는 안 물어요’라며 타인을 안심시킨다. 이는 대단한 착각일 뿐 오래 길러온 개도 언제든 주인을 공격할 수 있다. 경계심과 주의를 기하는 것은 견주뿐 아니라 타인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펫티켓이다. 명심하자, 개들은 언제나 물 준비가 되어 있고 공격 대상은 주인도 예외는 아니다.
5. 함부로 타인의 개를 만지지 마세요 | 개의 입장에서 낯선 사람의 스킨 십은 성추행과 다름없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 보자. 마음의 준비나 허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낯선 사람이 내 신체를 마구 만지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개들은 상대가 개를 좋아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

임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