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침인데, 술냄새 나겠어?"..출근시간 게릴라 음주단속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박동해 기자 = "더, 더, 더~"

희미하게 날이 밝아오자 음주운전자와 경찰관의 승강이는 점점 깊어갔다.

22일 오전 5시20분쯤 서울 마포구 마포대교 북단 마포역 방면에서 마포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경찰관들이 음주단속을 벌인지 20여분 만에 음주감지기가 반응했다. 레이 차량을 몰던 조모씨(31·여)는 다소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경찰은 우선 감지기로 음주 여부를 확인한 후 보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측정기를 제시한다. 측정기에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05% 이상이면 면허정지, 그 이하면 훈방 조치한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1%를 넘었다면 운전자의 면허는 취소된다.

22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 북단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DB

경찰은 전날 술을 마신게 남아있을 수 있다며 조씨에게 물을 한잔 건네고 측정을 요구했다. 물로 입안을 헹군 조씨가 측정기에 입을 대고 바람을 불었다.

"더, 더 더~ 한 번 불때 멈추면 안되고 후~ 길게 불어주셔야 합니다."
"5시간 전에 맥주 한 잔 했는데 지금까지 (알코올이) 남아있을리 없습니다."

경찰관의 재촉에 조씨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깊게 내뱉었다. 결과는 0.045%. 측정 결과로 보면 조씨는 훈방 조치를 받아야 했지만 경찰은 조씨가 입건 대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황에서 다시 운전대를 잡았기 때문이다.

오전 5시59분쯤, 이번에는 운전대를 잡은지 채 1분도 되지 않은 운전자가 적발됐다. 겉보기에도 아직 취기가 남아있는 반모씨(60)는 집에서 차를 막 몰고나와 출근하는 길이었다.

경찰이 확인한 반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5%. 반씨의 면허는 정지됐다. 반씨는 "전날 저녁 9시쯤 술을 한 병 정도 마셨다"며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 이렇게 알코올이 남아있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다소 억울하다는 반씨에게 경찰은 채혈을 제안했지만, 반씨는 이를 거부하고 결과를 받아들였다. 반씨는 경찰의 갑작스러운 음주단속에 "지금이 몇신데 단속을 하느냐"며 볼멘투로 말했다.

한 남성은 구강청정제때문에 측정을 받았지만 0%를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이 남성은 "전날 밤 약술을 마시고 오늘 아침 가글을 했는데 이 때문에 감지된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관 8명은 경인고속도로 입구 목동교 부근에서 음주단속을 벌여 면허취소 1명, 정지 3명 등 총 5명의 음주운전자를 적발했다.

단속에 나선 한 경찰관은 "오전 5시부터 6시까지 약 한 시간 동안 단속을 한 것 치고는 적발 건수가 제법 높은 축에 속한다"며 "모두 측정에 잘 협조해줘서 큰 어려움없이 단속을 마쳤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서울 마포대교 북단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DB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출근시간대 마포구와 영등포구 두 곳에서 '게릴라' 음주단속을 벌였다.

지난 4월24일부터 음주운전 처벌강화 방안이 시행되면서 서울시내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지난 20일 현재 전년 동기 대비 28.6% 감소한 15명으로 줄었지만 음주운전이 빈발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은 앞으로 서울시내 음주운전 단속을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언제 어디서든 단속될 수 있다는 경각심 제고를 위해 출근·주간시간 불시 단속을 병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마신 술로 알코올이 이른 아침 출근시간대까지 남아있을 수 있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술을 마신 운전자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출처 : 포항다음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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