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사상누각(砂上樓閣)이란 ‘모래 위에 세운 누각’을 의미하는 말로, 기초나 구조, 체계가 불안정하여 오래가지 못하고 붕괴될 것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가 ‘사상누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검찰의 심경은 과연 어땠을까?
▲ 박근혜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공소사실에 적시된 검찰수사 결과에 대해 청와대와 유영하 변호사가 이구동성으로 사상누각이라고 표현했다. 사상누각이라는 사고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오게 됐다. |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검찰의 분위기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국민편’으로 돌아선 기운이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진작에 좀 이랬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는 사상누각이 아닌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고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을 다지는 기회가 됐다는 이른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1백만 국민이 매주 촛불을 드는데야 지금으로서 검찰도 물러설 곳이 없는 이유일 수도 있지만, 이처럼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정면으로 칼날을 겨눌 수 있는 뒤 배경은 바로 ‘국민’이다. 아울러 국회에서 진행될 특별검사의 조사 또한 검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엔 검찰은 체면과 신뢰를 모두 잃을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진상과 진실’이 권력이 된다. 그동안 검찰이야말로 현직 대통령에 대해 예우를 고민하고 고민해서 점잖게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느닷없이 청와대가 ‘사상누각’이라고 하니까 검찰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분기탱천할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검찰이 서로 ‘루비콘의 강은 건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 청와대와 유영하 변호사가 검찰 수사가 사상누각이라면, 이는 곧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검찰 수사를 제대로 한 번 해봐야 한다는 역설적인 관계 적립도 필요한 대목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르면 오늘 23일 박근혜 대통령에서 다시 한 번 소환통보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고 사상누각이 아님을 증명해보이겠다는 것이다. 사상누각을 언급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도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으로 이에 대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 비서진이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세다. 사상누각이 과연 대통령과 검찰 중에서 어느 쪽인지, 누가 먼저 무너지는지 국민을 심판관으로 하고 한 번 겨뤄보자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수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결정적인 증거라는 게 없으면 검찰이 사상누각이 되는 게 맞다. 현직 대통령을 공소사실에 넣어 함부로 했다는 비난으로 체면이 제법 손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은 대통령 육성이 담긴 녹취파일, 여기에 안종범 전 수석이 꼼꼼히 챙긴 다이어리 등이 공소장을 뒷받침할 무기로 선정됐다. 때문에 공소장 문구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꼼꼼하게 일일이 주석을 달 수 있었을 것이다.
즉, 대기업 총수들이 낸 재단 모금이 ‘선의에서’라고 주장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언을 충분히 뒤집어버리고도 남을 99%의 확실한 근거가 확보됐다는 것이다. 즉, 이는 곧 최순실씨 이권에 대통령이 광범위하고 최고의 지위를 들고 적극 개입한 증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죄까지 적용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로, 검찰이 결코 사상누각이 아님을 증명해보일 수 있는 이른바 결정적인 ‘한방’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검찰의 수사 행태를 보면 ‘온 국민이 초미의 관심사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고, 어차피 특검에 가서 공개될 것이라면, 우리 검찰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수사했다는 걸 국민에게 한번 보여줘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이런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런 검찰의 진면목을 무시하고 사상누각이라니? 검찰로서는 그야말로 ‘괘씸죄’에 대한 위력을 톡톡히 보여줄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의 대면 조사가 앞으로도 흐지부지된다면 민심은 든든한 지원군이 아닌 검찰을 향한 촛불이 횃불 될 수도 있다는 사상누각 붕괴를 방지할 수 이는 확고부동한 증거를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오후 손석희의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앵커브리핑을 통해 “사상누각에 있는 것은 검찰 수사가 아니라 국가시스템 그 자체”라는 완곡하지만 날이 시퍼렇게 선 지적을 가하기도 했다. 손석희 앵커는 이날 앵커브리핑을 통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검찰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 반발하며 ‘근거없는 사상누각’이라고 치부한 것을 인용해서, “사상누각, 모래위에 집을 지은 그 위태로움을 일컫는 말”이라며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일 뿐’ 청와대는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검찰총장. 그 검찰 조직에서 내놓은 모든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고, 본래의 입장을 바꾸어 모든 수사에 임하지 않겠다는 엄포까지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과 19일 100만 민중 대규모 도심집회를 이끌었던 ‘박근혜 하야 긴급 국민행동’은 ‘사상누각’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과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라고 맹렬히 비난하면서 “버틸려면 한 번 버려봐라, 반드시 끌어내겠다”고 결기를 다졌다.
국민들은 ‘사상누각’에 대해,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보좌진이 공록을 먹으면서 국민을 위해 봉직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 혈세를 받으면서 국민들 공공의적인 박근혜 대통령 한사람만을 위해 일한다는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쯤되면 청와대의 엘리트 두뇌를 갖고 있는 비서진들은 어느 쪽이 사상누각을 짓고 있는 것인지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사상누각’이 되지 않기 위해 26일 300만이 모여 촛불탑을 더 높게 쌓겠다고 결기를 다지고 있고, 검찰은 검찰대로 이미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로 낙인찍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혐의를 더 늘리겠다고 나서고 있다. 국민들과 검찰, 박근혜 대통령 3파전 양상으로 보이지만 어느 한쪽은 일순간에 ‘협공’을 당할 위험이 있는 ‘사상누각’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