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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시리즈 이승엽, '타율 0, 그리고 5할4푼5리'

별고을 동재 2008. 11. 3. 17:12
日시리즈 이승엽, '타율 0, 그리고 5할4푼5리'

< 조이뉴스24 >

요미우리 자이언츠-세이부 라이온즈의 2008 일본시리즈가 양 팀 1승1패로 박빙의 승부가 연출되고 있다. '베이징 영웅' 이승엽(32, 요미우리)은 센트럴리그-퍼시픽리그 양 리그 일본 제패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2차전까지 치르는 동안 이승엽의 활약은 미미하다. 두 경기서 4타수 무안타에 볼넷만 3개 얻어냈다. 타율은 '0'이다. 다시 말해 세이부 투수진에게 철저히 봉쇄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05년 지바롯데 소속으로 일본시리즈에 나가 5할4푼5리(11타수 6안타)의 타율에 3홈런 6타점을 올렸을 때와는 아직 딴판이다.

총 7타석 가운데 볼넷으로 나간 3타석을 제외하면 삼진만 4개 당했다.

1차전에서는 세이부 선발 와쿠이에게 철저히 당했다. 이전까지 이승엽의 대(對) 와쿠이 통산 타율은 7할1푼4리(7타수 5안타 3홈런)나 달해 '천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지난 1일 1차전에서 이승엽은 와쿠이에게 2차례나 삼진을 당했고, 와쿠이는 1-0으로 앞선 4회에는 주자가 2루에 진루하자 이승엽과의 대결에서 무리하지 않는 피칭으로 볼넷을 내줬다.

2차전에서도 이승엽은 선발 호아시에게 2볼넷을 얻어냈지만 삼진을 하나 당했고, 3번째 투수 호시노에게 다시 삼진을 당했다.

이승엽으로서도 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 터. 이번 시리즈에 들기 전 " 타격 컨디션이 좋다 " 는 야구 전문가들의 평이 있었지만 나쁜 공에 손이 자꾸 나가다 보니 땅볼타구나 플라이 하나 치지 못했다.

5번타자 이승엽 vs 7번~9번타자 이승엽

2005년 지바롯데-한신 타이거즈의 일본시리즈. 이승엽의 일본시리즈 첫 무대는 9번 지명타자 선발출장이었다. 요미우리의 클린업트리오(5번)에 든 지금과 견주어 볼 때 그만큼 당시에는 상대 투수들의 견제나 본인의 부담감이 적었다.

1차전에서 이승엽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하자, 지바롯데 발렌타인 감독은 이승엽을 다음날 2차전에서는 1루수 겸 7번타자로 선발 출장시켰다. 이 경기에서도 이승엽은 홈런을 하나 쳤다.

1~2차전에서 잇따라 홈런포를 가동했지만 3차전 한신 선발로 좌완 시모야나기가 나서는 바람에 이승엽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9회 베니의 대타로 나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시리즈 승부를 결정지은 4차전은 완전히 이승엽의 독무대가 되었다.

지바롯데 타선은 앞선 3연전에서 기력을 소진한 듯 한신의 선발 스기야마부터 시작해 노미-후쿠하라-윌리엄스-후지카와-구보타에게 완전히 막혔다. 이승엽을 제외하고 팀 타선이 이들로부터 쳐낸 안타는 겨우 3개밖에 없었다.

하지만 좌익수 겸 7번타자로 출장한 이승엽이 이날 혼자 4타수 4안타의 대폭발로 팀을 일본 제일로 이끌었다. 2회 결승 2점홈런을 스기야마로부터 뽑아냈고, 4회에도 1타점 2루타를 쳐 팀이 이날 기록한 3득점을 모두 혼자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이승엽의 활약상은 끝이 없었다. 6회에도 윌리엄스로부터 중월2루타를 뽑아낸데 이어 9회에는 구보타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쳐냈다. 일본시리즈에서 통산 21명째이자 24번째로 한 경기 4안타의 기록을 세웠다.

포스트시즌 강타자답게 이승엽은 지난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시리즈 스테이지 2'에서도 홈런포 두 방을 가동하며 3년 만에 다시 일본 시리즈 무대에 섰다. 그러나 2005년 이승엽의 맹활약을 모를 리 없는 세이부는 그를 '경계대상 1호'로 꼽고 사력을 다해 '이승엽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승엽이 4일 열리는 3차전부터 세이부 투수들의 견제를 어떤 식으로 극복해나갈 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손민석기자 ksonms@joynew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