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요지경★

현역 불출마 러시

별고을 동재 2016. 2. 3. 10:17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the300]2일 현재 20여명…자진포기부터 불명예퇴진까지]

20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현역 국회의원 중 불출마선언이 잇따른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를 합쳐 불출마 선언만 15건, 사실상 출마 의사가 없는 비례대표 초선을 합하면 2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19대 총선에 비해 현역의 불출마가 많은 편이다.

국회의원이 '재선'의 욕구를 뿌리치고 출마하지 않는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정치적 미래를 보고 승부수를 던진 인물도 있지만 상향식 공천이나 평가 하위 공천배제 등 엄격한 공천잣대가 '결단'을 촉진했다.

19대 국회의원, 20대총선 불출마 유형
19대 국회의원, 20대총선 불출마 유형

지난 1일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수사를 받던 끝에 불출마를 선택했다. 이 의원은 포스코 관련 비리의혹으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는 등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같은 당 이완구 의원(전 국무총리)도 '성완종리스트'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지난달 1심 유죄를 선고받고 결백을 호소하면서 불출마했다. 야권에선 노영민 더민주당 의원이 출판기념회와 시집 강매 논란,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옮긴 신학용 의원은 입법로비 의혹으로 출마를 접었다.

여당 지역구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는 '자의반 타의반'이란 분석과 맞물려 더욱 주목된다. 김회선 의원(서울 서초갑)에 이어 문대성(부산 사하갑), 이종진 의원(대구 달성)이 재선도전을 포기했다. 세 지역은 새누리당의 아성으로 공천만 되면 당선이 어렵지 않다. 그런데 쟁쟁한 인물들이 도전, 공천경쟁이 불가피했다. 여권 지도부가 교통정리 필요성을 느낀 데다 정치기반이 약한 현역의원들이 치열한 상향식 공천경쟁 참여를 주저했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서울 서초갑 새누리당 공천은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이혜훈 전 의원 등 여성 거물들의 '혈전'이다. 부산 사하갑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번 총선엔 부산시장만 내리 3선을 한 허남식 전 시장이 출마했다. 문대성 의원은 당의 요청에 따라 불출마 선언을 한 달만에 접고, 현재 야당 의원 지역인 인천 남동갑에 출마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이 도전했다. 대구에선 초선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가능성이 제기됐고 추 전 실장은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 인사를 대구에 출격시켰다는 논란의 당사자 중 하나다.

이밖에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불출마는 승부수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최재성 전 총무본부장은 각각 기득권 포기와 총선승리 헌신을 이유로 불출마 선언했다. 정치권에선 이들에게 대선출마는 물론, 광역단체장 등 다양한 옵션이 있을 걸로 본다.

19대 국회에 차례로 국회의장을 지낸 강창희 전 의장, 정의화 의장의 불출마는 중진의 용퇴로 볼 수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총선을 14개월 남긴 지난해 2월 불출마를 결단했다. 경제부총리 등 개각마다 하마평에 오르다 최근엔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에 유력하다.

손인춘 양창영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 등은 비례대표로 지역구를 노리다 중단한 케이스다. 이런 사례가 후보 확정 전까지 추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