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요지경★

김무성 "상향식 룰 손 못대" vs 이한구 "조폭도 공천하나

별고을 동재 2016. 2. 6. 10:32

새누리 공천관리위 출범 하루 만에 정면충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관리위 출범 하루 만에 충돌했다.

김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상향식 공천제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인 이 위원장이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그동안 공천을 둘러싸고 점점 증폭되던 새누리당 계파 간 갈등은 이젠 ‘전면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김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총선 예비후보자 워크숍에서 “새누리당은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공천룰은 누구도 손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지휘하는 공천관리위에 대해서도 “국민 앞에 공표된 공천룰대로 공정·투명하게 관리만 할 수 있는 권한만 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쐐기를 박았다.

세계일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앞줄 가운데)가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예비후보자 워크숍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김 대표 발언은 이 위원장이 임명 직후부터 우선추천제 적극 활용 등의 의사를 내비치자 서둘러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날 이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과의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모두 룰에 따를 수밖에 없으니 개인의 의사를 갖다가 반영할 길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리가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수백번 하지 않았느냐”며 반문했다.

비박(비박근혜)계는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부터 상향식 공천 원칙 준수 및 이 위원장을 비롯한 친박계의 언행 자제를 요구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판장에는 김학용, 권성동, 조해진, 박민식, 황영철 의원 등 비박계와 김 대표의 측근 의원들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천 룰은 누구도 손댈 수 없다”며 ‘상향식 공천’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김 대표와 면담 후 “(인위적) 컷오프가 아니라 시원치 않은 사람을 잘라낸다는 것”이라며 ‘현역 물갈이’의 필요성을 재차 주장했다. 이재문 기자

이 위원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공관위는 당헌·당규대로 할 것”이라며 “그동안 제도를 안 쓰려고 했던 것인데 (나는) 쓰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왕창”이라며 김 대표와 인식 차이를 분명히 드러냈다. 당헌?당규 내에 있는 우선추천, 단수추천 등의 제도를 활용한다는 건데 왜 이를 막느냐는 반박이다. 외부인사 영입과 관련해서도 “(입당을) 기다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상향식 공천제를 새누리당이 망국법으로 비난하는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제도가 좋아도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국회선진화법과 비슷하다”며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상향식 공천도 자격 있는 사람을 가지고 해야지 자격 없는 사람을 왜 상향식으로 하느냐, 그렇게 하면 심지어 조폭도 될 수 있다”며 “(인위적) 컷오프가 아니라 시원치 않은 사람을 잘라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대 국회에서 별로 한 일도 없이 ‘세비만 축냈다’는 비판을 받는 의원들을 20대 국회에 다시 추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철저하게 당헌?당규대로 하겠다. 거기에 보면 ‘신망을 잃은 자’ 이런 식으로 되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